클로드로 제조업무 자동화하기 3편, ERP 연동편입니다. 1편에서 폴더를 정리했고 2편에서 메일로 견적서 초안 3건을 만들었습니다. 이번에는 그 견적서 3건이 맞는지를 ERP로 검토합니다. 재고는 있는지, 단가는 무엇과 비교한 것인지, 미납 수주와 겹치지는 않는지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ERP 연동에서 필요한 것은 읽기 전용 데이터베이스 계정 하나입니다. 그 계정으로 Claude가 8분 동안 조회한 결과, 발송 전에 반드시 고쳐야 할 것 2건, 확인 후 확정할 것 5건, 그리고 사람이 ERP에 직접 등록해야 할 것 15건이 나왔습니다. ERP에 쓴 것은 없습니다. 계정이 쓰기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 ERP 연동이란 Claude Code에 ERP 데이터베이스의 접속 정보를 주는 것입니다. 화면을 캡처하거나 엑셀로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테이블을 직접 읽습니다. 예시 ERP는 중소 제조기업 ERP를 본떠 품목·재고·수주·BOM·생산계획 테이블로 만들었고, 회사와 숫자는 전부 가상입니다.
1. ERP가 있는데 견적은 왜 엑셀 단가표로 낼까
ERP 화면은 담당자만 열고, 영업은 단가표 엑셀 복사본을 들고 다니고, 재고는 창고에 물어봅니다. 2편에서 저도 그랬습니다. "종전 단가"를 폴더에 있는 과거 견적서로 잡았습니다.
그런데 ERP에는 더 최근 거래가 있었습니다. 한 품목은 8개월 전에 새 리비전으로 이미 거래한 이력이 있었고, 다른 품목은 3개월 전 거래가 빠져 있었습니다. 견적서 두 장의 "종전 대비 인상·인하" 문구가 틀린 채로 나갈 뻔했습니다. 고객은 자기 발주 이력을 압니다.
대표님 탓이 아닙니다. 사람이 보는 것은 열려 있는 파일이고, ERP는 닫혀 있는 시스템이어서입니다. 이번에 한 일은 그 닫힌 시스템을 읽기만 하게 열어 준 것입니다.

2. 준비물은 셋, 읽기 전용 계정과 원칙 세 줄과 검토할 문서
첫째, 읽기 전용 계정입니다. ERP 유지보수 업체나 전산 담당에게 "조회만 되는 DB 계정"을 요청합니다. PostgreSQL이라면 권한 부여 문서의 SELECT 권한 한 줄이고, 다른 DB도 같은 개념입니다. 안 되면 ERP의 엑셀 내보내기 파일로 시작해도 됩니다. 저는 호스트·포트·계정·비밀번호와 "조회만, 등록 금지"를 ERP접속.txt에 적었습니다.
둘째, 원칙 세 줄입니다.
- 읽기 전용 계정만 준다. 프롬프트로 막는 것이 아니라 계정으로 막습니다.
- ERP에 쓰지 않는다. 수주·생산계획·발주 등록은 사람이 ERP 화면에서 합니다.
- 숫자는 ERP가 기준이다. 엑셀 단가표와 다르면 ERP를 따르고, 다르다는 사실을 표시하게 합니다.
셋째, 검토할 문서입니다. 2편에서 만든 견적서 초안 3건과 요약보고의 결정 10건입니다. ERP 조회는 "무엇과 대조할 것인가"가 있어야 업무가 됩니다.

3. 1단계 ERP 조회, 프롬프트 한 개로 테이블 7개와 품목 6개
제가 쓴 첫 프롬프트 원문입니다.
"ERP접속.txt의 읽기 전용 계정으로 회사 ERP 데이터베이스에 접속해 줘. 조회만 하고 INSERT·UPDATE·DELETE는 절대 하지 마. 먼저 어떤 테이블이 있고 각각 무엇을 담고 있는지 한 줄씩 파악하고, 그다음 요약보고.md에 있는 견적 요청 4건의 품목에 대해 현재고·안전재고·표준단가·최근 수주 단가 3건·미납 수주를 조회해서 품목별 표로 정리해 줘. ERP에 없는 품목은 없다고 표시해."
1분 11초 뒤 답의 첫 줄은 "SELECT 조회만 수행했습니다"였고, 테이블 7개가 한 줄씩 설명된 표와 품목별 조회 표가 나왔습니다. 그 아래 "조회하면서 눈에 띈 점"이 이번 편의 핵심이었습니다.
- 센서 보스가 병목입니다. 현재고 620개가 안전재고 1,000개에 못 미치는데 미납 800개가 9월 20일 납기로 걸려 있습니다.
- 2편의 "종전 단가" 두 건이 ERP 기준으로는 다릅니다. 플랜지는 8개월 전 새 리비전 거래 39,500원이 있어 인상폭이 9.8%가 아니라 5.1%이고, 브라켓은 3개월 전 12,500원 거래가 빠져 있었습니다.
- 신규 품목의 소재인 SUS304 t0.8 코일은 재고가 0이고 안전재고도 0이라 경보가 잡히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 1년 전 납기의 미납 잔량 90개가 '진행' 상태로 남아 있었습니다. 데이터 오류인지 실제 장기 미납인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짚었습니다.
- 는 사람이 엑셀만 보고 있으면 절대 못 잡는 것이고, ④는 ERP를 매일 보는 사람도 못 잡는 것입니다.



4. 2단계 검토, 단가 금액이 아니라 설명 문구가 틀렸습니다
두 번째 프롬프트는 "조회 결과로 견적서 3건과 결정 10건을 검토해 줘. 내가 정한 단가와 ERP 표준단가·최근 수주 단가의 차이, 재고와 미납 수주를 감안한 납기 가능 여부, 여신한도 대비 견적 금액을 건별로 보고, 문제는 '검토 필요'로 이유와 함께 ERP검토.md에 저장해 줘. ERP에는 아무것도 쓰지 마"였습니다.
3분 50초 뒤 207줄짜리 검토 문서가 나왔습니다. 발송 전에 반드시 고칠 것이 2건이었는데, 둘 다 단가 금액이 아니라 "종전 대비" 설명 문구였습니다.
대한정공 건이 뼈아팠습니다. 저는 "재질 변경을 반영해 9.8% 인상"이라고 썼는데, 재질 변경분은 올해 1월 거래에서 이미 반영돼 있었습니다. 검토 문서의 표현을 그대로 옮기면 "인상 사유가 이미 소진되었습니다. 지금의 2,000원은 다른 사유로 설명해야 합니다"였습니다. 단가 41,500원은 제 결정이니 그대로 두되 문구를 고치라는 결론이었습니다.
확인 후 확정할 것 5건은 소재와 생산이었습니다. 플랜지 소재인 강관이 이미 안전재고를 밑도는데 회신 초안에는 "납기 가능합니다"라고 단정돼 있었고, 센서 보스 2,000개에 대응하는 생산계획이 ERP에 없었고, 무상으로 주기로 한 샘플의 소재가 재고 0이었습니다. 여신한도가 4개사 중 가장 낮은 거래처는 이번 견적에 별도 견적 품목까지 얹으면 소진율이 68%가 된다는 계산도 붙었습니다.
이상 없는 것도 적혀 있었습니다. 센서 보스 1,450원은 표준단가와 최근 수주 2건이 완전히 일치했고, 결제조건·담당자·도면번호는 3건 모두 ERP 마스터와 같았습니다. 견적번호 중복만은 "ERP에 견적 테이블이 없어 확인 불가"였습니다.

5. 3단계 BOM 소요 계산, 핵심은 소요량이 아니라 출발점이었습니다
세 번째 프롬프트는 "생산이 필요한 품목의 소요 자재를 BOM으로 계산해 원자재 재고와 비교하고, 생산팀과 구매팀에 보낼 요청 초안을 써 줘. ERP에 등록은 하지 말고, 사람이 직접 등록해야 할 것을 목록으로 정리해 줘"였습니다.
3분 12초 뒤 부족 자재 표가 나왔습니다. 제품에서 반제품, 반제품에서 원자재로 두 단계를 전개한 결과, 발주가 필요한 자재는 강관 31본과 코일 410kg 두 가지였습니다.
| 자재 | 현재고 | 안전재고 | 이번 소요 | 부족 | 판정 |
|---|---|---|---|---|---|
| STKM11A 강관 | 22본 | 40본 | 12.15본 | 30.15본 | 발주 31본 |
| SAPH440 코일 t2.0 | 1,750kg | 2,000kg | 157.8kg | 407.8kg | 발주 410kg |
| SAPH440 코일 t3.0 | 4,100kg | 3,000kg | 806kg | 없음 | 불필요 |
| SUS304 코일 t0.8 | 0kg | 0kg | 산출 불가 | 사전 견적 | 소재 견적 먼저 |
보고서의 한 줄이 남았습니다. "핵심은 소요량이 아니라 출발점입니다. 두 자재 모두 소요량 자체는 재고로 감당되는데, 이미 안전재고를 밑돌고 있어 소진이 겹치면 미달폭이 커집니다. 이번 견적과 무관하게 원래 부족했던 자재입니다." 견적 검토를 시켰는데 구매 관리의 구멍이 나왔습니다.
생산요청 초안과 구매요청 초안은 둘 다 맨 위에 "아직 수주가 아님, ERP 미등록"이 붙어 있고, 안전재고를 소진해도 된다고 보면 수량이 얼마로 줄어드는지까지 적어 판단을 생산팀에 넘겼습니다.

6. 사람이 ERP에 직접 등록해야 할 것 15건, 여기가 개인 도구의 끝입니다
마지막에 나온 목록이 이번 시리즈의 결론이 됐습니다. 견적 확정 후 등록할 수주 3건과 생산계획 4건, 발주 3건, 마스터 정비 6건, 데이터 오류 확인 1건입니다.
마스터 정비 6건이 눈에 띄었습니다. 생산계획이 잡혀 있는 품목에 BOM이 없어 소요 자재를 산출할 수 없다는 것, 이번에 정한 단가 세 개가 엑셀 단가표에도 ERP 표준단가에도 반영돼 있지 않다는 것, 안전재고가 0이라 재고가 0이어도 경보가 안 잡히는 소재가 있다는 것, 신규 거래처가 ERP에 없다는 것. 조회만 했는데 등록할 것이 열다섯 개입니다.
이 열다섯 개를 개인 계정의 Claude는 할 수 없습니다. 계정이 읽기 전용이기 때문이고, 그렇게 두는 것이 맞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담당자가 다섯 명이면 이 조회를 다섯 명이 각자 돌려야 하고, 결과 문서도 다섯 개의 PC에 흩어집니다.

7. 숫자로 보면 ERP 연동이 더 선명해집니다
Claude에게 준 것. 읽기 전용 DB 계정
제가 쓴 프롬프트 수. 조회, 검토, 소요 계산
발송 전 반드시 고칠 것과 확인 후 확정할 것
사람이 ERP에 직접 등록해야 할 것
ERP에 쓴 것. 계정이 허용하지 않습니다
시간은 1분 11초, 3분 50초, 3분 12초로 합쳐서 8분이었습니다. 예시 ERP는 품목 15개, 수주 8건입니다. 실제 ERP는 테이블이 수백 개지만, 업무 하나에 필요한 테이블은 이번처럼 예닐곱 개입니다.
8. 한계와 주의, 직접 해보니 이런 게 걸렸습니다
읽기 전용이라도 나가는 것은 있습니다. 조회한 단가·재고·거래처 정보는 모델로 전송됩니다. 개인정보가 있는 테이블은 계정 권한에서 아예 빼고, 처음에는 품목·재고·수주처럼 업무에 필요한 테이블만 권한을 주십시오.
계정을 받는 것이 절반입니다. 클라우드형 ERP는 DB 접속을 주지 않는 곳이 많습니다. 그때는 엑셀 내보내기 파일을 폴더에 두고 1편 방식으로 읽히면 됩니다. 실시간은 아니지만 대조는 됩니다.
없는 것은 못 봅니다. 견적번호 중복은 ERP에 견적 테이블이 없어 확인하지 못했고, BOM이 없는 품목은 소요 자재를 산출하지 못했습니다. 마스터가 비어 있으면 AI도 비어 있는 답을 냅니다. 마스터 정비는 사람 일입니다.
그리고 계산은 검증을 시켜야 합니다. BOM 전개는 Claude가 스스로 스크립트로 재계산해 확인했지만, 2편에서 수식을 덮어썼던 것처럼 검증하라는 말이 없으면 확인 없이 지나갑니다.
9. Claude로 ERP 조회 업무 시작 전, 이것부터 확인해보세요
- ERP 업체에 읽기 전용 DB 계정을 요청했는가안 되면 ERP의 엑셀 내보내기 파일로 시작해도 됩니다
- ERP접속.txt에 '조회만, 등록 금지'를 적었는가계정이 막아도 프롬프트에 한 번 더
- 검토할 기준 문서가 있는가메일 연동편의 견적서 초안과 결정 목록처럼, 무엇과 대조할지가 있어야 합니다
- 재고·단가·수주 중 무엇을 볼지 정했는가테이블 전부가 아니라 업무 하나에 필요한 것만
- ERP에 등록할 것은 사람이 하기로 했는가이번엔 15건이었습니다

10. 결국 중요한 건 조회가 아니라 등록입니다
세 편을 돌아보면 이렇습니다. 폴더 관리편에서 Claude는 파일을 읽고 옮기고 목록을 만들었습니다. 메일 연동편에서 메일을 읽고 견적서와 회신 초안을 만들었습니다. ERP 연동편에서 ERP를 읽고 견적을 검토하고 소요를 계산했습니다. 셋 다 읽기였고, 셋 다 대표 한 사람의 PC에서 끝났습니다.
사람 손에 남은 것은 이렇습니다. 폴더 정리의 결정 12건, 견적의 단가 결정 10건과 회신 발송 4건, ERP 등록 15건, 그리고 갱신되지 않은 단가표. 읽기는 AI가 하고 쓰기는 사람이 하는 구조가 개인 계정 도구로 갈 수 있는 끝입니다.
저희가 만드는 그룹웨어는 그 다음 자리를 겨냥합니다. 메일이 들어오면 견적 요청으로 등록되고, 견적서 초안이 ERP의 단가와 재고를 읽어 채워지고, 승인이 나면 수주와 생산계획이 등록되는 자리입니다. 읽기와 쓰기가 한 사람의 PC가 아니라 회사 안에서 이어지는 형태입니다. 그 이야기는 AI 그룹웨어 소개 글에 적어 두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더존이나 영림원, 이카운트도 되나요?
DB 계정을 줄 수 있는지는 ERP 종류보다 설치형인지 클라우드형인지와 유지보수 계약에 달려 있습니다. 설치형은 읽기 전용 계정을 요청하면 되는 경우가 많고, 클라우드형은 API나 엑셀 내보내기로 시작합니다. 어느 쪽이든 이 글의 프롬프트 세 개는 같습니다.
Q. 읽기 전용이면 안전한가요?
쓰기 사고는 계정이 막습니다. 다만 조회한 내용은 모델로 전송되니 개인정보가 있는 테이블은 권한에서 빼고, 데이터 정책은 쓰시는 플랜의 공식 문서에서 확인하십시오. 권한과 정책은 다른 문제입니다.
Q. 전산 담당이 없는데 계정은 누가 만드나요?
ERP 유지보수 업체에 "조회만 되는 계정 하나"를 요청하시면 됩니다. 데이터베이스 권한 한 줄이라 대개 당일에 됩니다. 이 글의 예시도 그 한 줄로 만든 계정입니다.
ERP는 있는데 견적은 엑셀로 내고 계신 대표님이라면, 읽기 전용 계정 하나를 받아 이 글의 프롬프트를 그대로 써 보시고, 막히는 지점이 있으면 Austenite로 문의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앞으로 더 도움이 되는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Austenit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