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조업 AI 그룹웨어 Austenite를 만드는 오스테나이트입니다.
부산 강서구에 발전소용 특수 볼트를 만드는 회사가 있습니다. 1981년에 문을 열어 직원 27명이 가스터빈·스팀터빈용 볼트와 너트를 깎는 곳인데요, 이 회사가 올여름 노후 경유 지게차 한 대를 전기 지게차로 바꿨습니다. 저희가 6월 23일부터 8월 11일까지 여덟 번 다녀온 기록입니다.
지게차 한 대 바꾸는 데 왜 여덟 번이 필요했을까요? 장비를 사는 일과 운영을 바꾸는 일이 서로 다른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공장이 안고 있던 문제 세 가지를 먼저 짚어 보고, 어떻게 바꿨는지 소개합니다.

1. 경유 지게차 한 대에 공장 물류가 전부 걸려 있었습니다
이 공장의 공정은 원자재 입고부터 절단, CNC 가공, 검사, 출하까지 열세 단계입니다. 단계마다 볼트 소재와 반제품이 옮겨지는데, 그 운반을 3.3톤급 경유 지게차 한 대가 전부 맡고 있었습니다. 이 한 대가 서면 열세 단계가 같이 섭니다.
문제는 이 한 대가 늙었다는 것입니다. 2025년 특수장비 점검에서 물과 기름 누설 항목이 불만족 판정을 받았고, 실내에서 도는 경유 엔진이라 배기가스와 소음이 작업장 안에 그대로 남았습니다.


2. 운영비를 한 장으로 모아 본 적이 없었습니다
지게차 관리대장을 1년 치 합쳐 보니 운영비는 715만 원이었습니다. 연료비 369만 원, 정비비 145만 원, 소모품비 120만 원, 기타 81만 원입니다. 연료비만 절반이 넘는데요, 이 숫자를 한 장에 모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대표님 탓이 아닙니다. 지게차는 고장 나기 전까지 관심 밖의 장비이고, 연료비는 매달 카드 명세서 어딘가에 섞여 나가기 때문입니다.

3. 신청서의 숫자와 장부의 숫자가 달랐습니다
지원사업 신청서에는 절감 기대액이 "연 1,500만 원"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1년 운영비가 715만 원인 장비에서 나올 수 없는 숫자인데요, 공고가 뜨고 보름 안에 쓰는 신청서는 대부분 이렇게 감으로 씁니다.
그래서 1회차에 한 일이 관리대장을 펼치는 것이었습니다. 연료비 369만 원을 개선 전 기준으로, 전기 지게차 충전비 250만 원을 목표로 다시 잡았습니다. 최종평가는 달성률로 받기 때문에, 감으로 쓴 숫자를 장부 숫자로 바꾸는 것이 첫 회차의 일입니다.

4. 사양을 다시 재서 3.3톤을 1.5톤으로 줄였습니다
2회차에 운반하는 볼트의 평균·최대 중량과 통로 폭, 회전 공간을 재 봤습니다. 1.5톤이면 충분했습니다. 같은 사양으로 두 곳의 견적을 받아 1,300만 원과 1,500만 원 중 낮은 쪽을 골랐고, 7월 8일에 좌승식 1.5톤 전동지게차가 들어왔습니다. 48V 560Ah 배터리에 후방경고와 경광등이 붙어 있습니다.
사양을 재 보지 않았다면 쓰던 것과 같은 급을 골랐을 겁니다. 장비가 들어온 날은 하루였지만, 그 앞의 네 번이 없었으면 다른 장비를 샀을 겁니다.


5. 충전구역을 동선 밖에 두고 운행 기준을 다섯 줄로 적었습니다
마침 새 공장으로 옮기는 시기여서, CNC 17대와 MCT 8대의 배치 도면 위에 지게차 주 운행동선을 새로 그렸습니다. 충전구역과 정차구역은 그 동선 밖에 두었습니다.
그리고 운행관리 기준을 다섯 줄로 적어 게시했습니다. 운행 전 점검, 충전 관리, 안전 운행, 정차 관리, 기록 관리입니다. 마지막 줄이 핵심인데요, 운행일수와 충전 전력비와 점검기록을 달마다 적어야 내년에 "진짜 얼마 아꼈나"에 답할 수 있습니다. 기준이 종이로 남아 있으면 운전하는 사람이 바뀌어도 그대로 갑니다.


6. 연료비 369만 원이 151만 원으로, 59% 줄었습니다
1회 충전 29.87kWh에 6,272원, 월 20일이면 연간 151만 원입니다. 경유 연료비 369만 원과 비교하면 218만 원, 59.2% 절감이고 목표 32% 대비 달성률은 183.6%입니다.
다만 151만 원은 배터리 용량으로 계산한 값입니다. 3개월 이상 운행 기록을 쌓은 뒤 실측으로 다시 확인하기로 했고, 정비비와 소모품비 절감은 KPI에 넣지 않았습니다.

7. 비용은 한수원 혁신파트너십 지원사업으로 마련했습니다
지게차 값 1,300만 원(부가세 별도) 중 1,000만 원은 한수원 혁신파트너십의 직접지원이고, 회사가 낸 돈은 300만 원입니다. 컨설팅 8회에 대해 회사가 따로 낸 비용은 없었습니다.
이 사업은 한수원 유자격공급사나 동반성장협의회 회원사, 3년 내 납품실적이 있는 회사가 상생누리에서 신청합니다. 2026년은 3월 26일 공고, 4월 10일 마감이었고, 남동발전·동서발전·한전KPS도 해마다 같은 이름의 사업을 공고합니다. 한 해에 한 곳만 지원할 수 있습니다.
8. 지게차는 사례 하나일 뿐, 저희가 하는 일은 공장의 AI 전환입니다
이 글은 지게차 이야기지만 저희가 하는 일은 지게차가 아닙니다. 정부 지원사업으로 설비 하나를 바꾸는 일부터, 견적서·결재·메일 같은 사무실 서류를 AI가 대신 채우게 하는 일까지 부산과 울산의 제조 공장에서 해 왔습니다. 이번 지게차는 그중 가장 작은 사례입니다.
앞으로 저희는 공장의 AI 전환, 요즘 말로 제조업 AX에 집중합니다. 기록이 담당자 PC가 아니라 회사 시스템에 남고, 회사 양식의 서류 초안을 AI가 채우고 사람은 확인만 하는 제조업 AI 그룹웨어 Austenite가 그 도구입니다. 같은 정부 지원사업으로 지게차 대신 AI 그룹웨어를 들여온 공장 이야기는 다음 편에 올리겠습니다.
우리 공장은 무엇부터 바꿔야 할지, 어느 지원사업이 맞는지 궁금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 이번 글의 지게차 관리대장 양식도 요청하시면 그대로 보내 드립니다.
앞으로 더 도움이 되는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Austenit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