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군에 알루미늄을 압출해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회사가 있습니다. 1988년 공업용 가열로로 시작해 압출, 열처리, 절단, 가공, 포장까지 한 공장에서 이어지는, 연 매출 300억 원대의 뿌리기업입니다.
7월에 한국동서발전 혁신 파트너십 지원사업 신청을 준비하는 컨설팅으로 이 회사의 금형 창고를 봤습니다. 이 글은 그 창고에서 본 것과 사무실에서 들은 것을 적은 방문 기록입니다. 지원사업 자체는 정부 지원으로 AI를 도입하는 세 갈래에 정리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창고는 잘 정리돼 있었습니다. 문제는 정리가 아니라, 라벨에 적힌 정보가 번호에서 끝난다는 것이었습니다.
1. 압출 공장의 재고는 제품이 아니라 금형입니다
알루미늄 압출은 뜨거운 알루미늄을 금형 구멍으로 밀어내 단면 모양을 만드는 공정입니다. 제품 종류마다 금형이 하나씩 필요합니다. 자동차 부품처럼 종류가 많으면 금형이 수천 개가 됩니다.
그래서 이 공장의 재고 관리는 제품보다 금형이 먼저입니다. 주문이 들어오면 그 부품의 금형이 어디 있고 지금 쓸 수 있는지를 먼저 확인합니다.
창고의 초록색 보관대에는 금형이 번호 구간별로 놓여 있었습니다. 어느 칸에 어느 번호가 있는지는 한눈에 보였습니다.

2. 번호는 있는데 상태가 없습니다
금형은 쓰면 닳습니다. 수리를 보내고, 돌아오고, 어떤 것은 폐기하고, 어떤 것은 개조합니다. 그래서 같은 번호의 금형이라도 지금 상태가 다릅니다.
라벨에는 번호만 있습니다. 그 금형이 지금 사용 가능인지, 수리 중인지, 마지막으로 언제 썼는지는 라벨에 없습니다.
즉, 창고는 어디에 있는지는 알려 주지만 어떤 상태인지는 알려 주지 않았습니다. 상태는 담당자와 수리 대장에 있었습니다.
3. 사무실에서 따라가 본 금형 찾기
사무실에서 담당자가 금형을 찾는 순서를 처음부터 따라갔습니다.
- 주문 부품의 도면 번호를 확인한다
- 금형 대장에서 금형 번호와 보관 위치를 찾는다
- 수리 이력을 따로 확인해 지금 쓸 수 있는지 판단한다
- 애매하면 창고에 가서 실물을 본다
- 는 빨랐습니다. 시간이 드는 것은 ③이었습니다. 수리 이력이 대장과 다른 파일에 있고, 최근 것은 담당자 기억에 있었습니다.

4. 문제는 정리가 아니라 정보가 끊기는 지점입니다
이 공장은 정리가 안 된 공장이 아닙니다. 번호 체계가 있고 보관대가 구간별로 나뉘어 있습니다. 대부분의 공장보다 잘 돼 있습니다.
끊기는 지점은 하나였습니다. 보관 위치는 창고가 말해 주고, 사용 이력은 대장이 말해 주고, 현재 상태는 사람이 말해 줍니다. 세 가지가 한 자리에 없습니다.
5. 라벨을 바꾸지 않고 할 수 있는 것
라벨을 다시 붙이라고 하면 수천 개입니다. 하지 않을 일입니다. 바꿀 수 있는 것은 정보가 모이는 자리입니다.
첫째, 수리를 보내고 받는 일이 결재로 남으면 수리 이력은 저절로 쌓입니다. 따로 대장에 옮길 필요가 없습니다.
둘째, 마지막 사용일은 생산 기록에서 나옵니다. 생산 실적이 회사 시스템에 남아 있으면 금형별 마지막 사용일은 계산됩니다.
셋째, 그 둘이 같은 자리에 있으면 "RN-1539 지금 쓸 수 있나"에 답할 수 있습니다. 창고에 가지 않고요.
6. 결국 중요한 건, 번호가 아니라 번호 뒤의 상태입니다
이 회사의 창고는 번호까지는 완성돼 있었습니다. 다음 한 칸, 상태가 시스템에 들어오면 이 창고는 물어보면 답하는 창고가 됩니다.
창고와 사무실을 열어 주신 담당자분께 감사드립니다. 회사 이름은 담당자 확인 후 적겠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금형 관리 시스템을 따로 사면 되지 않나요?
금형 관리 시스템은 대장을 전산화합니다. 문제는 대장이 아니라 수리와 생산이라는 다른 자리에서 생기는 정보였습니다. 그 정보가 결재와 생산 기록으로 저절로 남아야 대장이 맞습니다.
Q. QR 라벨을 붙이면 해결되나요?
위치 확인은 빨라집니다. 상태는 여전히 누가 입력해야 합니다. 입력이 따로 있는 일이 되면 몇 달 뒤에 비어 있습니다.
Q. 금형이 아니라 부품 재고도 같은 얘기인가요?
같습니다. 부산의 펌프 공장에서 본 것도 수량이 아니라 상태였습니다. 가공 중, 검사 대기, 반품이 시스템 밖에 있으면 숫자를 믿을 수 없습니다.
금형이나 부품 재고를 사람이 기억으로 관리하는 공장이라면 Austenite로 이야기 나누러 오세요.
앞으로 더 도움이 되는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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