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제조업을 위한 AI 그룹웨어를 만드는 회사의 대표입니다. 직원 수보다 써야 할 서류가 많은 회사입니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대표님들도 비슷할 겁니다.
지난 반년 동안 클로드(Claude)로 다섯 가지 업무를 자동화했습니다. 무엇이 됐고 무엇이 안 됐는지 그대로 적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다섯 가지 모두 시간은 크게 줄었습니다. 그리고 다섯 가지 모두 같은 벽에 부딪혔습니다. 그 벽이 지금 저희가 만드는 제품의 이유이기도 하지만, 이 글은 그 벽까지만 씁니다.
1. 정부지원사업 신청서, 이틀이 반나절로
발전 공기업 협력사 지원사업과 지역 테크노파크 사업에 신청서를 냈습니다. 공고에 붙은 한글 양식을 클로드에게 읽히고, 회사 정보와 과제 개요를 주면 양식 칸 그대로 초안이 나옵니다.
이전에는 양식 맞추는 데만 이틀이 갔습니다. 지금은 초안을 받아 반나절 검토합니다.
주의점은 하나입니다. 수치와 실적은 사람이 넣어야 합니다. AI가 채운 숫자는 그럴듯할 뿐입니다. 저도 한 번 그대로 낼 뻔했습니다.

2. 제안서·사업계획서 초안, 사흘이 하루로
16페이지 제안서를 표와 산식까지 초안으로 받았습니다. 잘 쓰는 법은 "써 줘"가 아니라 "이 회사의 문제는 A이고 우리가 할 것은 B이며 근거는 C다"를 먼저 정리해 주는 것입니다.
정리하는 데 한 시간, 초안 받는 데 십 분, 고치는 데 두 시간이 걸렸습니다. 결국 시간을 줄인 건 AI가 아니라 문제를 먼저 정리한 한 시간이었습니다.
3. 마케팅 카피와 경쟁 조사, 외주가 당일로
랜딩페이지 카피를 여섯 번 고쳐 썼습니다. 매번 클로드가 초안을 내고, 제가 "이건 과장처럼 읽힌다", "장면이 안 그려진다"고 잘라 냈습니다. AI는 부풀리는 쪽으로 기울고, 그걸 자르는 건 사람 일이었습니다.
이 블로그를 시작하기 전에는 벤치마킹할 기업 블로그 40편을 받아 구조를 분석하게 했습니다. 사람이 하면 하루, AI는 30분이었습니다.

4. 20년 된 엑셀 견적 계산기 해석, 며칠이 반나절로
협력사의 견적 계산기는 8개 공정 시트로 된 엑셀이었습니다. 어느 칸이 입력이고 어느 칸이 계산인지, 시트 사이가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클로드가 읽어 냈고, 그 구조를 프로그램으로 재현했습니다.
담당자가 설명해 줬다면 며칠이 걸렸을 일입니다. 다만 공정 논리가 맞는지는 결국 20년 하신 분이 봐 주셨습니다.
5. IT 담당자 없이 서버 이전
회사 서버를 클라우드로 옮겼습니다. IT 담당자는 없고 대표 한 사람이 했습니다. 명령어를 몰라도 "지금 상태를 확인하고 문제가 있으면 원인부터 보여 달라"고 하면 됩니다.
IT 담당자 없이도 할 수 있는 일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물론 새벽에 두 번 멈췄습니다.
6. 숫자로 보면 클로드 업무 자동화가 더 선명해집니다
| 업무 | 전 | 후 | 사람이 남아서 하는 일 |
|---|---|---|---|
| 정부 신청서 | 이틀 | 반나절 | 수치·실적 입력, 최종 검토 |
| 제안서 | 사흘 | 하루 | 문제 정의, 근거 확인 |
| 마케팅 카피 | 매번 외주 | 당일 | 과장 걸러 내기 |
| 견적 계산기 해석 | 며칠 | 반나절 | 공정 논리 확인 |
| 서버 이전 | 외주 견적 | 대표 혼자 | 결정과 승인 |
시간은 저희 회사 기준이고 업무 성격에 따라 다릅니다. 공통점은 마지막 열입니다. 판단과 확인은 사람에게 남았습니다.

7. 그런데 회사 안에서는 왜 안 될까
다섯 가지 모두 대표 한 사람의 개인 계정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직원들에게 같은 방식을 권하자 바로 벽이 나왔습니다.
첫째, 회사 자료에 붙어 있지 않습니다. 단가표·재고·지난 결재를 매번 복사해 넣어야 합니다.
둘째, 결과가 어디에도 남지 않습니다. 제가 만든 초안을 동료는 볼 수 없고, 다음 담당자는 처음부터 다시 합니다.
셋째, 계정과 보안을 관리할 수 없습니다. 누가 무엇을 넣었는지 회사가 모릅니다.
즉, 도구는 좋았지만 도구가 회사 밖에 있었습니다.

8. 클로드 업무 자동화 시작 전, 이것부터 확인해보세요
- 문제·할 일·근거 세 줄을 먼저 정리했는가"써 줘"만으로는 그럴듯한 글만 나옵니다
- 수치와 실적은 사람이 넣기로 했는가AI가 채운 숫자를 그대로 내면 사고가 납니다
- 결과를 어디에 저장할지 정했는가개인 계정에 남으면 회사 자산이 아닙니다
9. 결국 중요한 건, 도구가 아니라 도구가 있는 자리입니다
대표 한 사람이 겪은 절감을 회사 전체가 겪게 하려면 도구를 회사 안으로 넣어야 합니다. 회사 양식에 바로 쓰고, ERP와 파일을 읽고, 결재와 기록으로 남는 형태로요.
저희가 지금 하는 일이 그것입니다. 그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따로 쓰겠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클로드와 ChatGPT 중 무엇을 써야 하나요?
개인 업무라면 둘 다 충분합니다. 차이는 성능보다 회사 자료·양식·결재에 연결되어 있는지에서 납니다. 개인 계정 도구는 어느 쪽이든 복사·붙이기가 남습니다.
Q. 회사 자료를 넣어도 안전한가요?
유료 플랜의 데이터 정책은 각 회사 공식 문서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정책과 별개로, 직원 개인 계정에 회사 자료가 흩어지는 것 자체가 관리 문제입니다. 어디에 남는지를 먼저 정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Q. 직원들에게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요?
문제·할 일·근거 세 줄을 먼저 정리해 주는 습관 하나면 충분합니다. 나머지는 도구가 회사 자료에 연결되어 있는지의 문제이고, 그건 교육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비슷하게 혼자 다 하고 계신 대표님이라면 언제든지 Austenite로 이야기 나누러 오세요.
앞으로 더 도움이 되는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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